기타등등/책이야기 | Posted by 록차 2009.06.04 16:56

살인이 남긴 것 - 모방범

사랑하는 손녀가 사라졌다.
몇 달 후 손녀의 핸드백이 공원 쓰레기 통에서 발견된다.
어떤 여자의 팔과 함께...

미야베 미유키의 장편소설 「모방범」은 일련의 연쇄살인사건과 연관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맨 처음에는 강도에게 부모와 동생이 죽고 혼자 살아남은 쓰카다 신이치가 주인공 같지만, 읽다 보면 이 소설의 주인공은 연쇄살인사건과 연관된 모든 사람들 - 피해자 가족(유족), 범인을 뒤쫓는 형사들, 르포작가, 범인들, 그리고 범인의 주변인물 - 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작가는 이 치밀한 연쇄살인사건을 구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에 연관된, 또는 연관되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자세하게 풀어놓는다. 어찌보면 지루하게 될 수 있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머릿속을 읽는 것 같은 자세하면서도 간결한 묘사 덕분에 쉽게 읽힌다. 처음 책을 봤을 때 느꼈던 당혹스러운 굵기는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잊혀지게 된다.

1권만 읽었을 때에는 '여기서 끝 아닌가?'란 생각이 들 수 있는데 꼭 3권까지 읽기 바란다. 1권 말~2권 초에는 다소 전개가 늘어지는 감이 있었는데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까 2권을 다 읽어가고 있었다. 2권을 넘어가면 다시 3권부터 전개가 빨라진다.

ps: 뒷표지에 써져있는 줄거리 요약은 절대 읽지 말 것. 스포일러다 -_-

모방범 1 - 8점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문학동네
모방범 2 - 8점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문학동네
모방범 3 - 8점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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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등등/책이야기 | Posted by 록차 2009.05.07 23:17

게으름과 마주하다.

굿바이, 게으름 - 10점
문요한 지음/더난출판사

내무반을 정리하다가 찾은 책이다. 그동안 나를 휘감고 있단 무언가가 다름아닌 게으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현재 책의 절반 가량을 읽었다.

이 책에서 정의하는 게으름은 단순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일에 매달리는 것, (운동량을 기준으로) 가만히 있는 것, 즉 위장된 게으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게으름을 삶의 방향성을 잃은 것, 삶의 에너지가 저하되거나 흩어진 상태라고 규정한다. 성적은 높게 나오지만 정작 삶에 의욕을 느끼지 못하거나 허무함에 빠져 있다면 겉으로는 부지런하고 성실해 보일 지 모른다. 보통은 이러한 상태를 게으르다고 하지는 않지만, 저자는 이 상태가 실제로는 게으름에 빠진 것이라고 말한다.

아직 책을 다 읽지는 않았지만, 지난 몇 년간 나의 생각과 행동이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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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 8점
아서 코난 도일 외 지음, 정영목, 정태원 옮겨엮음/도솔

일전에 한 직원분이 부탁한 작업을 해준 보상으로 뭘 가지고 싶냐고 물었었다. 그 때 문득 인터넷에서 찾아본 책 하나가 생각났다. "책 한 권 사주십시오." 그리고 며칠 뒤. 진짜로 책 선물을 받았다! 그게 2월 말이다.

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이하 걸작선)은 내로라 하는 미스터리 작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단편들을 꽉꽉 눌러담은 책이다. 원래 1권, 2권으로 나뉘어 있었다고 하는데, 이번에 읽게 된 것은 합본. 덕분에 무려 915페이지의 두께를 자랑한다. 덕분에 단편모음집임에도 불구하고 막판에 읽다가 지쳐서 페이스가 떨어지기도 했다.(덕분에 독서를 며칠 쉴 생각 -_-;)

40개가 넘는 단편들을 담으면서 한 작가의 몇 가지 작품을 담을 법도 한데 한 작가 당 딱 한 작품만 고집스레 실려있다. 표지에는 아서 코난 도일 外라고 됐지만, 그의 단편(홈즈가 나오긴 하지만)도 수많은 단편 중 하나에 불과할 정도.(그리고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다. 확신하건데, 작가명에 쓰인 그의 이름은 낚시용이다! -_-)

아쉬운 점이라면, 짧게는 10여페이지 밖에 불과한 단편들이 대부분인 만큼 각각의 이야기에 쓰인 트릭이나 아이디어의 갯수가 작거나 단순하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짧은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수작도 있지만, 흔히 접하는 중장편소설이나 영화에서 접할 수 있는 반전의 깊은 맛을 느끼긴 힘들다. 하지만 유명한 작가들이 이러한 단편을 통해서 위대한 작품을 써내려갔을 거란 생각은 할 수 있겠다.

한번에 주르륵 읽어내리기 보다는 시간날 때마다 한 두 작품씩 읽어나가는 것이 좋은 책이다.

ps: 직원분이 책을 사주셨을 때에 가격이 1만4천원대였는데 지금보니까 50% 세일가격인 9천원대 -_- 지못미 H 순경님...

http://rokcha.tistory.com2009-03-10T12:54:49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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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 6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 옮김/을유문화사

이기적 유전자는 한 번 교양을 쌓아본답시고 집어들었다가 50페이지를 채 못넘기고 책을 덮고 말았다.
핵심적인 주제는 꽤 흥미로웠는데, 번역체의 문장이 너무 딱딱해서 서문에서 지래 질리고 말았다. 서문보다 오히려 본문의 문장이 쉬운 편이었지만 꿀떡꿀떡 넘어가는 맛이 없어서 결국 포기. 나중에 레벨이 좀 쌓이면 다시 도전해볼까 한다.

소신에 목숨을 건 조선의 아웃사이더 - 6점
노대환 지음/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반면에 소신에 목숨을 건 조선의 아웃사이더는 쉽게쉽게 읽히는 책이다. 대신에 뭔가 남는 맛이 부족하다.
우리들은 흔히 '소신있게 살아야한다', '의리가 있어야 한다'고는 한다. 하지만 여기에 실린 사람들이 소신 하나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것들을 희생하면서 살다가 초라하게 죽은 것을 보면 "소신을 지켜야 하나"하는 회의적인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물론 그들이 지나치게 소신을 중요시한 나머지 주위를 둘러보지 못해 처신을 잘못한 것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지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하게 해준다.

흐르는 강물처럼 - 8점
파울로 코엘료 지음, 박경희 옮김/문학동네

요즘에는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처럼을 읽고 있다.
파울로 코엘료는 내가 정신적인 멘토로 여기는 작가다.(역시 연금술사의 영향이 크다) 여깄는 동안에 파울로 코엘료의 책이 있으면 닥치는 대로 읽고 있는데, 그 때마다 흔들리는 내 생각을 바로 잡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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