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소녀 (時をかける少女: The Girl Who Leapt Through Time, 2006)

지난 6월 27일, <초속 5센티미터>와 함께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았습니다. 여름내음이 물씬나는 인상적인 작품이었죠. 전체적으로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추천합니다. 지브리 아니메보다는 판타지적 요소가 적지만, 훨씬 짜임새있고 마무리도 깔끔담백합니다. 충분히 흥행할 수 있는 작품인데 CGV 일부 개봉관에서만 상영하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네요.

※이후 미리니름(스포일러) 있습니다.

찌질한 주인공이 넘쳐나던 요즘 아니메와는 달리 오랜만에 보는 마코토는 씩씩하고 건강하고 발랄한 아이입니다. 타임리프라는 굉장한 능력을 손에 넣었습니다만 세계정복 같은 것보다는 자신의 사사로운 욕망(10시간동안 노래방에서 노래하기나 전골요리를 먹거나 동생이 뺏어먹은 푸딩을 다시 먹거나, 특히 치아키의 고백을 없엇던 것으로 해버리거나...)에 활용을 하지요. 덕분에 작품 전체적으로 아주 건전한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사소로운 곳에 활용을 했지만 모 만화에서 나오든 등가교환의 법칙은 이 만화에도 적용합니다(원래 일상생활에서도 적용되긴 하지만요). 자기가 저질렀어야 했던 실수를 한 아이가 하는 바람에 왕따가 되버리고, 자기가 당했어야 할 끔찍한 사고를 코스케 커플이 당하게 되지요. 다행히 치아키가 해결을 해주지만 결국 치아키를 사라지게 되지요. 아마 건전한 분위기가 아니라 위에 나왔던 모 만화라면 팔다리가 사라졌을 수도 있겠군요. 다행히도 원작이 주인공이었던 고모 덕분에 마코토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를 얻게 되죠. 역시 초능력을 얻어도 중요한 건 빽...이 아니라. 약간 억지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덕분에 작품은 끝까지 건전함·건강함을 유지합니다.

작화·배경은 건강한 이미지에 맞게 여름날의 일상을 잘 표현했습니다. 캐릭터 작화는 좀 단순하지만 대신에 감정 표현은 확실하게 전달됩니다. 애니메이팅도 성실했고요. 또, 호소다 마모루 감독 이전작이었던 <디지몬-우리들의 워게임>과 에 나왔던 3D 장면은 이번에도 마코토가 타임리프를 하는 장면에서 활용(나쁘게 말하면 재탕)됩니다. 보면서 반갑더군요.

작품 내내 이런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역시 감독의 힘이 아닐까 싶네요. 엔딩의 깔끔한 마무리도 인상적이고 스토리도 일관되고 짜임새 있어서 환상적이지만 약간은 엉성한 미야자키 감독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게 더 대중에게 먹히지 않나 싶네요. 이런 짜임새 있는 스토리는 나중에 본 <트랜스포머>와 대비되더군요. 왜 개봉관이 이렇게 짜게 줬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나중에 크레딧을 보면 한국 애니메이션 업체 DRMOVIE에서 하청을 맡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영어 스펠링으로 된 한국 스태프의 이름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그저 안타깝기 그지 없었습니다. 한국 애니메이션도 이 작품처럼 일관적인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능력만 있으면 세계시장에도 내놓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데 말이죠. 약간 우울해지더군요.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가족, 커플, 친구와 볼 수 있는 건강하고 건전하고 즐거운 애니메이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트랜스포머>보다 강추합니다. 여름이 가기 전에, 간판에서 내려지기 전에 소중한 사람들과 여름내음 나는 애니메이션 한편은 어떠신지요?

  • 스토리: ☆☆☆☆
  • 영상: ☆☆☆☆
  • 연출: ☆☆☆
  • 총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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